오디가 징그러워지다

2009/06/17 11:07

지금은 고층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는 잠실은 아직까지 그 사연이 지명에도 남아있는 것을 보면 옛적에는 누에농사를 많이 지었나 보다.
누에의 먹이가 되는 뽕나무를 대학 때 설악산 등반을 하다가 처음으로 보았었다.
나뭇잎 모양이며 생김새도 기억 나질 않지만 새까만 그 열매의 달달한 맛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다.

거처 창문 바로 곁에 커다란 뽕나무가 자라고 있다. 반짝이는 잎새와 결 고운 가지의 뽕나무는 신록에는 더 없이 어여쁘더니 5월을 지난 어느 날부터인가 어린 아이 손가락만큼 도톰해진 뽕나무 열매 오디가 맺히기 시작했고 6월이 되어서는 농익은 오디가 작은 바람결에도 후두둑 우박처럼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나무 아래 무더기로 떨어져 사뭇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달디단 오디 과즙향을 맡고 모여 든 온갖 새와 곤충들이 무리를 이루어 창밖에서 서성인다.
가지에 매달려 오디를 쪼아대는 많은 산새부터 그 새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며 마구 신경질을 부리며 달려드는 까치까지.
땅에 떨어진 오디 과즙을 맛보기 위해 개미들까지 줄지어 섰고 이제는 파리까지 마구 꼬여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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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것도 때로는 부담이 된다

이 인근에는 예로부터 뽕나무가 많았다 한다. 산책길에도 자생 뽕나무를 여럿 보았는데 정작으로 누에농사를 짓는 곳은 볼 수 없다.

어쨌든 이제는 골치거리가 된 오디를 주워 오디주나 담가 친구들에게 보내야겠다.
오디주는 복분자주랑 그 맛이 비슷하다고 하는데......오디의 달달한 맛이 응축된 오디주는 실제로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그래서 오디주를 담그었다.

외관을 헐렁해도 맛은 기대해도 좋을 듯.........희망사항이지만........

좋은 벗이 오면 도란도란 이야기나누며 허접하지만 나름 정성스러운 한 잔을 기울여도 좋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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